카스 마르츄 (Casu Marzu): 살아있는 구더기가 있는 치즈의 논란과 전통

1. 카스 마르츄: 사르데냐의 독특한 전통 치즈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 유래한 **카스 마르츄(Casu Marzu)**는 세계에서 가장 기이한 치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치즈는 특별한 발효 과정 덕분에 독특한 질감과 강렬한 풍미를 지니며, 일반적인 치즈와는 완전히 다른 제조 방식으로 인해 전통적인 식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Casu Marzu’라는 이름은 사르데냐어로 **‘썩은 치즈’**라는 뜻을 가지며, 이는 치즈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구더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카스 마르츄는 주로 **사르데냐의 페코리노 치즈(Pecorino Sardo)**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치즈가 일정 기간 숙성된 후 **피옵필라 카세이(Phiophila Casei)**라는 치즈 파리의 유충을 이용해 추가적인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 유충들은 치즈 내부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며 연한 크림 같은 질감을 만들어 내는데, 이 독특한 발효 방식이 카스 마르츄를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

이 치즈는 사르데냐의 전통 행사나 특별한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한때 결혼식, 세례식, 가족 모임 등의 중요한 행사에서 귀한 음식으로 대접되었다. 많은 현지인들은 카스 마르츄를 단순한 치즈가 아니라 문화적 유산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를 만드는 과정과 먹는 방식 모두가 사르데냐의 전통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여긴다. 하지만 독특한 숙성 과정과 살아있는 구더기의 존재로 인해, 이 치즈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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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스 마르츄를 둘러싼 법적 논란과 건강 위험성

카스 마르츄는 그 독특한 제조 방식으로 인해 유럽 연합(EU)의 식품 안전 기준을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공식적으로 판매가 금지된 상태다. 특히, 살아있는 구더기가 포함된 음식이 식품 위생 및 안전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이 치즈는 이탈리아 정부에서도 비공식적인 방식으로만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거나 사르데냐의 특정 농가에서 비공식적으로 생산되어 현지인과 관광객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건강 전문가들은 카스 마르츄 섭취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살아있는 유충이 치즈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이를 섭취할 경우 유충이 인체 내에서도 생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살아있는 유충이 소화되지 않고 인체 내부에서 생존할 경우, 장내 점막을 손상시키거나 **‘장내 마이아시스(Intestinal Myiasis)’**라는 기생충 감염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이는 심각한 위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카스 마르츄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되지 않을 경우 살모넬라(Salmonella), 리스테리아(Listeria) 등의 유해한 박테리아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유럽 식품안전청(EFSA)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치즈의 공식적인 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도 섭취 시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건강상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식가들은 카스 마르츄의 강렬한 풍미와 독특한 질감을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이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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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특한 맛과 식문화 속에서의 역할

카스 마르츄는 단순한 치즈를 넘어, 사르데냐의 미식 문화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많은 현지인들은 이를 단순한 ‘썩은 치즈’로 보지 않고, 전통적인 제조 기법과 역사적 가치가 담긴 유산으로 여긴다. 이 치즈는 강한 향과 크리미한 질감, 그리고 입안에서 퍼지는 강렬한 풍미로 인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미식가들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맛있는 치즈로 평가받고 있다.

카스 마르츄의 맛은 매우 독특하다. 치즈 표면은 단단하지만 내부는 매우 부드러운 크림 형태이며, 일반적인 치즈보다 훨씬 짠맛과 강한 발효향이 난다. 많은 현지인들은 카스 마르츄를 사르데냐 와인(Vernaccia)과 함께 즐기거나, 수제 빵(Carasau) 위에 얹어 먹는 방식으로 섭취한다. 일부 사람들은 살아있는 구더기를 치즈에서 제거한 후 먹지만,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유충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스 마르츄의 존재는 전통 vs. 현대 식품 규제라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과거에는 자연스럽게 전해 내려온 전통 음식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법적인 규제와 건강 문제로 인해 점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르데냐의 농부들과 장인들은 이 치즈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 명소로서 카스 마르츄 체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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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환경적 영향과 전통 보존의 딜레마

카스 마르츄는 단순히 논란이 되는 치즈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과 생태계 보존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치즈는 전통적인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되며, 대량 생산되지 않는 덕분에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적다. 또한, 사르데냐 지역의 소규모 낙농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구더기를 이용한 숙성 방식이 위생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점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적인 식품 가공법이 도입되면서, 카스 마르츄를 대신할 수 있는 유사한 치즈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제조 방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카스 마르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 식품 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치즈의 생존 여부는 사르데냐 지역 사회가 전통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 그리고 현대 식품 규제가 얼마나 유연하게 적용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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